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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종의 유래

생물은 오랜 기간동안 진화과정을 거치면서 원 조상과는 전혀 다른 형태로 변화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가장 큰 단위를 종이라 하며, 민물고기의 경우 큰 지리적 사건이 일어나 인근 수계와 섞이지 않는 한 원래 서식하던 수계를 벗어날 수 없으므로 현재 강이나 호수에서 발견되는 종은 아주 오랫동안 그 수계에서 살아오면서 진화한 것으로 보는 것이 이치에 맞는다. 이처럼 지리적으로 격리된 상태에서 진화를 거쳐 다른 종으로 변화되는 현상을 지리적 종분화라 한다.

 

그러나 흔히 알 수 있듯이 넓게 보면 우리나라와 중국 그리고 일본에, 좁게는 우리나라 안에서도 한강, 낙동강, 섬진강 등 합쳐지지 않은 여러 강에 같은 종이 살고 있지만 독특한 종이 함께 살고 있는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 아주 예전에는 해안선이 지금보다 훨씬 남쪽에 위치하여 우리나라와 중국 그리고 일본이 하나의 큰 대륙으로 묶어져 이 대륙에 한 개의 큰 강(고황하라 함)이 있었다고 한다. 이때에는 민물에 사는 어류 중 유영능력이 뛰어난 여러 종류들이 자유롭게 수계를 이동하며 살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며, 지금의 하류지역이 예전에는 상류지역에 해당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사학적 변화로 해안선이 훨씬 북쪽으로 이동되면서 현재처럼 각 수계가 갈라지게 되고 한 번 갇힌 민물고기 종류는 다시 이동할 수 없게 되었을 것이며, 상류수역에 살던 어종은 더욱 협소한 환경에 제한적으로 살 수 밖에 없게 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지난 2만년 전까지만 해도 약 2회 정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상류수역에 살거나 이동성이 약한 어종은 수계의 변화에 영향을 적게 받으므로 한 수계에만 살게 되었고 진화하여 다른 수계에 사는 어종과 다른 종으로 변하게 되었다고 본다. 이처럼 다른 수계에는 없고 일정하게 구분된 수역에만 나타나는 종을 고유종이라 하는데, 대륙을 기준으로 할 때 우리나라에는 약 45종의 고유종이 나타난다. 이들 고유종은 대부분 이동성이 약하거나 저서성인 모래무지아과 어류인 경우가 많다. 해산어종의 경우 이처럼 인근 국가별로 고유종이 나타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약 1,000여종의 해산어 가운데 고유종은 2종 정도에 지나지 않으나 민물고기는 기수어종을 포함하여 200여종으로 볼 때 비율이 약 22%를 초과할 정도이므로 고유화 빈도가 아주 높다. 고유종이 많다는 점은 세계적으로 유일한 유전자원을 많이 가졌음을 의미하며, 우리 자연의 역사를 반영하고 있음을 의미하므로 문화유산 못지 않게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도 동해안 남부에 위치한 태화강 등 일부 하천에서는 점몰개라는 어종이 고유종으로 나타나는데 이 어종은 우리나라에서도 이 지역에만 분포한다. 이 종은 진화역사와 더불어 이 지역의 특이한 지리적 역사를 반영하며, 이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인 신라의 유산보다 몇 배나 오랜 기간동안 우리나라를 지킨 어종으로 귀중하게 보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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