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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자료실

제목
아기가 울면 남편이 벌떡…아빠들의 육아휴직
  • 등록일2002-11-30 10:50:14
  • 작성자 관리자
내용

아빠 쭈쭈 주세요~” 

1970년대. 한밤 중에 아기가 울기 시작하면 이불 속의 아빠는 엄마에게 벌컥 신경질을 냈다. 엄마는 죄라도 지은듯이 얼른 아기를 안아들었다. 젖도 물려보고 기저귀도 살펴보며 아기를 달랬다. 아가야. 아빠 깨시잖아. 아빠는 아침 일찍 출근하셔야 되는데 우리 아기가 아빠 잠 깨우면 안되지. 그치? 

그리고 2002년. 아기 울음소리에 엄마가 잠에서 깨자 아빠가 벌떡 일어난다. 애는 내가 재울테니 당신은 눈 좀 붙여요. 내일도 회사에서 바쁠텐데…. 나야 내일 낮에 잘 수 있으니까. 

세상이 참 많이도 변했다. 

옛날의 아빠는 아기가 아파도 나몰라라 할 수 있었던 특권(?)이 있었다. 기저귀 채우는 일 따위는 가장(家長)에겐 어울리는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요즘은 어림도 없다. 일주일에 한두번 아기 목욕을 시키고 기저귀 몇번 갈아주는 일은 이제 아빠의 의무 사항이 돼가고 있다. 엄마 대신에 직장을 잠시 그만 두고 집안에 들어앉아 아기를 키우는 아빠도 있는 세상이다. 

개정된 모성보호 관련법이 시행된지 이달로 1년을 맞았다. 남성에게 육아휴직을 허용한지 한 해가 지난 지금까지 일반 기업에서 53명의 아빠가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95년부터 육아휴직 제도가 마련된 공무원의 경우 지난해에 37명의 아빠가 육아휴직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아직 모성보호 관련 법제도가 정착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숱한 문제점과 여러가지 제약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5명의 아빠가 출근하지 않고 아기 기저귀를 갈아 끼우고 있다. 

육아를 엄마한테만 맡기는 세상은 분명 지났다. 감탄사 엄마야의 유래를 엄마와 갓난아기의 특별한 관계에서 찾는 언어사회학자들의 주장도 이제 수정돼야 하지 않을까. 아빠야도 외치는 때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서울 송파구 잠실본동. 갓 돌이 지난 주원이를 목욕시키는 아빠 이승용(29)씨의 손길이 여간 능숙한 게 아니다.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목이나 엉덩이 등 살이 겹쳐져 손길이 잘 미치지 않는 곳도 쓱싹쓱싹 잘 닦아낸다. 

목욕을 마치자 아빠는 주원이를 발랑 눕혀놓고 자신의 양다리로 아기의 양다리를 누른다. 아기가 가랑이를 활짝 열어젖히자 아빠는 또다시 능숙한 솜씨로 기저귀를 채운다. 아기의 다리를 왜 누르냐고 묻자 아빠는 이내 정색을 한다. 

말도 마세요. 처음엔 이놈 발길질에 턱을 얼마나 차였는데요. 이게 다 살림의 지혜요, 요령입니다. 젖병에 따뜻한 물 맞추는 요령은 아세요? 

농협 서울 남영동 지점에 근무하는 이씨는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6개월간의 육아휴직을 받았다. 사실 그가 육아휴직을 신청한 이유는 당시 생후 4개월 된 주원이 때문은 아니었다. 지금 네살이 된 첫딸 가윤이가 뇌신경 관련 질병으로 갑자기 입원을 했기 때문이었다. 
밤에는 가윤이 옆에서 병간호하고 낮에는 주원이를 돌봤죠. 엄마 혼자 아기를 돌보기 힘들면 당연히 아빠가 나서야죠. 지금은 애들이 엄마보다 아빠를 더 잘 따릅니다. 

아기의 건강 때문에 육아휴직을 받은 건 경북 포항의 김윤현(38)씨도 마찬가지다. 김씨는 지난 3월 늦둥이 아들을 봤다. 하지만 늦둥이는 7개월 만에 세상에 나왔다. 산모도 늦둥이도 건강이 안 좋았다. 그는 바로 내년 1월 말까지 일정의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직원이 모두 열다섯 명밖에 안되는 지방의 소규모 건설회사에서 집안 사정 때문에 회사를 오랫동안 쉰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직장 동료에게 미안하고 일년 가까이 수입이 거의 없는 것도 걱정이 됐지만 김씨는 가족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복직하고 나서 더 열심히 일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아빠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힘든 줄 모르고 살고 있습니다. 

김씨는 지금 늦둥이를 키우는 건 물론이고 아내 병 간호와 큰딸(8)의 뒤치다꺼리까지 일인삼역(一人三役)에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유진근(33)씨는 휴직기간 동안 육아와 학업을 병행하는 이중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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