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형, 기후
우리나라는 산이 전체의 70%를 차지하는 지형으로 강은 좁고 짧으며 경사가 심하여 비교적 물의 흐름이 빠르므로 강과 하천의 주변에 수분을 함유할 수 있는 삼림이 확보되지 않으면 강과 하천수가 부족하기 쉬운 상태이다. 이러한 지형 조건 때문에 우리나라에는 자연 호수가 거의 없고 용수를 확보하기 위한 인공호가 대부분으로 상류지역에 주로 많으므로 수심이 아주 깊고 표면적이 좁아 물의 유통이 원만하지 않다. 이러한 담수를 저장하여 이용하기 위한 댐은 강의 중류와 하구에도 많이 축조되어 물이 갇히는 구역이 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기후는 전체 강우량(960mm)의 대부분이 여름에 집중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어 일시에 많은 물이 강으로 집중되는데 산림 개간으로 토양이 드러난 지역이 많아 비가 와도 물을 보유할 수 있는 지역이 감소되고 토양이 씻겨 내려 강의 바닥을 덮음으로써 부족한 하천수가 강 바닥 밑을 흘러 물이 부족하고 수산생물 서식지가 파괴되는 지역이 늘고 있다. 근래 집중된 장마는 산간 지역에 이러한 현상을 강화시켰고 메워진 하천을 개보수하는 작업이 무분별하게 이루어져 하천을 파괴하는 행위가 악순환되고 있다. 이러한 용수 저장 및 홍수 방지용 하천 개발은 여울, 소, 늪 등 다양한 서식환경으로 다양한 종이 함께 서식하던 자연하천이 천편 일률적으로 평평하고 곧게 뻗어 유속이 더욱 빨라지므로 은신처와 산란장의 부족으로 수 많은 종들이 서식처를 빼앗기고 있는 실정이어서 하천의 특수한 서식처에만 서식할 수 있는 쉬리, 가는돌고기, 감돌고기, 돌상어, 흰수마자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종이 급격히 줄고 있어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 이러한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일시에 내리는 물을 빨리 흘려보내 주변지역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단기적인 노력보다는 산림을 강화시켜 육지에서 물을 함유하는 시간을 늘리고, 토양의 유실을 막는 한편 하천을 자연하천형으로 보수하는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또한 농ㆍ공업용수와 도시의 생활용수의 공급을 위한 댐이나 보의 건설은 불가피한 실정이지만 댐의 건설은 주변 산림이 훼손되고 지형이 파괴됨으로써 위에 적은 현상을 가속화시키는 한편 서식조건과 주변의 기상조건을 변화시켜 수중 생물의 서식환경과 인간의 생활환경에 악영향을 주므로 면밀히 검토된 후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댐이나 보는 수중 생물의 생활과 번식을 위해 필요한 이동로를 차단하여 절멸에 이르게 할 수 있으므로 댐이나 보를 축조할 경우에는 주변 지역에 서식하는 수중 생물을 조사하여 이들 종의 특성에 맞는 어도를 설치하여야 한다.
수질
수질은 물고기의 서식 환경 중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지금까지는 산업화와 도시화의 급속한 진행으로 공장폐수와 도시의 생활하수가 하천 수질오염의 주범이었다. 최근 도시나 각공단에 폐수 정화시설이 속속 들어서고 법적 규제와 국민의 감시 활동 강화로 수질이 점점 개선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수질오염이 농촌, 상류지역으로 확산되어가고 있다. 농촌의 과도한 비료와 축산폐수 그리고 도로의 발달로 공장의 농촌이전의 증가로 인해 농촌지역의 수질오염은 점점 늘어나고 있고, 상류지역은 폐광의 증가로 인한 다량의 중금속이 포함된 폐출수, 골프장의 맹독성 농약, 산간지대의 임도, 채석장등으로 인하여 상류지역부터 수질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어 대책이 절실히 요구된다. 또 최근에는 경관이 좋은 호수나 계곡에 별장이나 카페가 급증하고 있어 또 다른 오염원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러한 육지에서 발생하는 유기 또는 무기물 오염은 댐이나 보 등 정체된 수역에 축적되어 그 피해가 커지고 이는 악취 발생과 독성물질의 전달로 인간의 생활에도 나쁜 영향을 주므로 주의해 감시해야 한다.
물의 양
자연스럽고 풍부하게 흐르는 물은 하천이나 호수의 유기물 오염을 자정작용에 의해 정화시키고 여러 가지 수질 조건을 좋게하는 효과가 있다. 근래 이상기후와 지속적인 하천 파괴로 감소된 수원을 확보하기 위해 축조된 우리나라 농촌지역에 산재해 있는 농업용 보는 각 지역을 조그만 구역으로 단절시키는 효과가 있어 다양한 종의 서식을 위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 보로 인하여 연중 일정량의 수량이 확보되어 납자루나 붕어류 등 일부 유속이 느린 곳을 좋아하는 종에는 좋은 서식환경을 제공하나 먹이 섭식과 산란을 위해 이동하는 대부분의 어류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요즘은 상류지역까지 농가나 하우스시설 등이 늘어나면서 하천수와 지하수를 많이 사용하게 되면서 하천수가 급격히 줄고 지하수도 상당히 줄어들고 있다. 예전에는 상당히 크던 고향의 하천이 요즘은 겨우 물만 흐르는 실개울이 되어있는 경우를 많이 발견할 것이다. 이런 곳은 가뭄이나 갈수기 때에는 물고기들이 조그만 웅덩이에 모여 겨우 명맥만 유지하게 된다.
바닥, 경사도, 물의 높이, 수온
강이 처음으로 시작하는 최상류 산골짜기 사이를 흐르는 계류는 물살이 아주 빠르며, 그 바닥에는 바위와 큰 돌이 깔려 있다. 물길은 비교적 좁고 자주 굽어지면서 폭포처럼 떨어지기도 하고 웅덩이를 만들기도 한다. 계류는 수온이 비교적 낮고 물 흐름이 매우 빠르므로 수중 생물을 유지시키는 작은 먹이생물들이 체계적으로 발생하기 어려우므로 수중 생태계의 상위 소비자인 물고기 종류도 그다지 많지 않다.